참새들의 소리를 들으며 문득 궁금해졌다. 이 작은 새들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오늘은 어디에서 먹이를 찾을지 상의하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있는 걸까? 그들의 대화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때로는 그들이 하는 말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하다. “여기 있어, 지금 이 순간에. 너무 멀리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느껴봐.”
참새들의 목소리는 계절마다 다르게 들린다. 봄에는 생기가 넘치는 소리로, 여름에는 나뭇잎 사이로 울리는 시원한 소리로, 가을에는 낙엽 사이를 맴도는 소리로, 겨울에는 희미하지만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소리로 들린다. 계절마다 참새들의 목소리는 다르지만, 그 소리 안에 담긴 생명력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소리는 계절의 흐름과 함께 우리의 마음에도 계절을 선물한다.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참새 무리가 떼지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한 마리가 지저귀자 다른 마리들이 응답하고, 그러다 모두가 한꺼번에 소리를 내며 마치 작은 합창단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나는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참새들은 우리 곁에서 늘 함께하면서도 우리가 자주 지나치고 마는 존재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기분 좋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우리가 바쁘게 사느라 알아채지 못할 뿐.
참새들의 목소리는 단지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지저귐에는 어떤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생명의 기쁨이 담겨 있다. 먹이를 찾고, 둥지를 짓고, 때로는 새끼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 작은 새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존재를 알린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는 우리는 그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참새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때로는 소란스럽고 복잡하지만, 그 속에도 이렇게 순수하고 평화로운 소리들이 있다는 것을. 참새들은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소리로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표현할 뿐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서 위로를 얻는다.
오늘 아침도 참새들이 들려주는 노래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매일매일을 기뻐하며 살아가자. 작은 순간들을 사랑하고, 주변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자.” 참새들의 목소리는 오늘도 나를 깨운다. 삶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